기업은 왜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하는가?

2015/07/13

여러가지 이유로 블로그를 시작하는 사람, 기업이 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어떤 플랫폼에서 시작할까?’ 일테죠. 2008년, 대기업으로는 최초로 블로그를 운영을 시작한 SK텔레콤 SKT Story 블로그(http://sktstory.com, 현재는 SK텔레콤 티월드 블로그로 포워딩)는 태터툴즈를 전신으로 하고 있는 다음 티스토리 기반으로 구축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많은 기업들이 ‘공식’,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기업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sktstory

<2008년에 오픈한 SK텔레콤 SKTstory 블로그 메인>

 

기업 블로그 트렌드와 네이버 블로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기업 블로그 전성기라고 할까요? 초반에는 다른 기업과 디자인적인 차별화를 두고 싶거나 디자인적으로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잘 녹아있는 블로그를 구축하고 싶은 기업은 티스토리를 선택했고, 디자인적인 제약은 많지만 검색유입을 통한 콘텐츠 확산을 기대하는 기업의 경우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했습니다. 드물게 담당자가 IT 트렌드에 밝거나, 홈페이지의 역할도 할 수 있고,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플랫폼을 원하는 경우 워드프레스를 선택하기도 했죠. 기업 블로그의 운영 과도기는 페이스북이 본격적인 마케팅 툴로 등장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약 2년 정도는 블로그 운영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이자 기업의 블로그 콘텐츠 같은 호흡이 긴 텍스트 중심의 저작활동이 주춤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다 2015년부터는 다시 블로그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약 2년 간 무슨 일이 있었나’는 나중에 포스팅)

요즘 RFP(Request For Proposal : 제안요청서)를 받아보면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다는 문의를 많이 받습니다. 제안요청서 안에는 콕 집에 ‘네이버 블로그로 운영하는 조건’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요, 이유인 즉, ‘네이버 검색’ 때문이라고 합니다. 몇 년 전보다 담당자들의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기업이 쓰는 비용에 대한 ROI(Return On Investment : 광고효과측정) 측면에서 주로 잡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 핵심 성과 지표)가 블로그에서는 UV(User Visit : 방문자 수), PV(Page View : 페이지 뷰)로 대변되기 때문에 검색 유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콘텐츠 환경 상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검색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네이버, 그리고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서비스하는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합니다.

네이버에서는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과 다른 기타 다른 플랫폼 사이에 검색 차별화를 두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노출되는 내용을 보면 대부분 네이버 블로그의 텍스트가 노출(네이버 블로그에 해당 키워드를 사용하는 콘텐츠가 많기도 하고, 다른 플랫폼은 웹페이지 검색 영역 후순위로 노출)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 같습니다.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디자인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다른 플랫폼을 포기하면서 네이버 블로그로 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안타깝긴 하지만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검색을 통한 블로그 유입, 상승하는 모바일 검색율을 감안하자면 구글 검색의 점유율이 네이버 검색 수준만큼 높아지지 않는 이상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 외는 딱히 다른 대안은 없어 보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거부하는 이유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업의 SNS 운영을 대행하는 에이전시에서는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기업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내는데 플랫폼이 뭐가 중요한가’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만 담당자들이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1. 분석

온라인에서 발행되는 콘텐츠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용자와 만나게 됩니다. 블로그 타이틀로, 본문으로, 태그로 다양한 조건들이 검색에 반영되어 엔진에 노출되고, 그로인해 유입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네이버 블로그 자체 통계 툴로는 만족스러운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수치를 분석하는 정도, 인기 키워드 몇 개를 뽑아내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죠. 티스토리나 워드프레스의 경우 구글 애널리틱스를 적용해 특정 콘텐츠가 어떤 경로로 유입이 되었는지, 기간별 인기 콘텐츠 순위라던가 검색어 등 아주 디테일한 통계 분석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구글 애널리틱스를 똑같이 따라한 ‘네이버 애널리틱스’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자사 블로그 서비스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아이러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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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에는 사용할 수 없는 ‘네이버 애널리틱스’>

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콘텐츠 기획’ 때문입니다. 콘텐츠를 기획할 때는 그냥 쓰고 싶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고객이 어떻게 우리 블로그에 들어왔으며, 우리 블로그에서 어떤 어떤 콘텐츠를 소비했는가, 어떤 콘텐츠에서 체류시간(Duration Time)이 높았는가 등 분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우리가 블로그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고려한 ‘콘텐츠 기획’을 준비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분석해보니 요리 레시피 콘텐츠 유입이나 체류시간이 길었다면 콘텐츠 기획단계에서 요리 레시피 콘텐츠의 비중을 높인다거나, 콘텐츠 내에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를 좀 더 녹인다거나 하는 실행 계획이 나와 유입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콘텐츠 기획이 나와야 하는데, 네이버 블로그의 분석툴(이라기 보다 통계툴)은 그런 부분을 충족시켜주지 못합니다.

 

2. 브랜딩(디자인)

어짜피 검색을 통해 특정 페이지로 유입되고, 더구나 모바일 유입이 많으니 PC에서나 보여지는 블로그 디자인에 비용을 쓸 필요가 없다는 기업도 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웹사이트처럼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창구이기 때문에 브랜딩을 위한 최소한의 디자인적인 요소는 반영이 되어야 합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굉장히 제한적인 영역에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어 담당자 입장에서는 표현하는데 애를 먹곤 하는데요, 제가 진행했던 ‘롯데호텔 공식 블로그’는 아래와 같은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해 별도의 네이버 블로그 디자인 전문업체를 써서 디자인을 완성시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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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런칭 시 롯데호텔 네이버 블로그 메인>

그나마 이런 형태의 디자인(버튼 적용)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제공하는 1단 구성에서만 적용되는 디자인이고, 2단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블로그에 처음 방문했을 때 이 블로그가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는 블로그인지, 사용자로 하여금 이 블로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상상을 가능하게 하고 그 기대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녹이는 것도 브랜딩 차원에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3. 에디터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는 담당자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부분이 바로 에디터. ‘스마트 에디터’라고 불리는데 전혀 스마트하지가 않습니다. 일괄로 폰트 스타일을 적용해도 적용이 풀린다던가 블로그 검색 유입을 돕는 H 태그를 적용하기 불편하다는 점, 경우에 따라 콘텐츠의 HTML을 수정해야 할 때가 생기는데 다루기가 꽤 까다롭다는 것도 단점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그 밖에도 모바일 전용 껍데기로 포팅되는 반쪽짜리 반응형 플랫폼이라는 점 등 몇 가지 불편한 점들도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플랫폼 특성을 잘 이해하고 능숙해지면 되려 티스토리나 워드프레스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검색 유입과 무료라는 점(워드프레스 같은 설치형 블로그처럼 서버유지비가 고정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을 장점으로 본다면 굳이 네이버 블로그를 밀어낼 이유는 없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그냥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형 플랫폼으로 인정하고 사용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지요. 다른 강력한 블로그 툴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면 말입니다.

 

아이포유웍스 소셜마케팅팀 김종기 팀장

본 콘텐츠는 디지털미디어 2.0 연구소에서 발행되었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