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다이어리] CJ ENTUS #1. 첫 걸음의 어려움

201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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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의 어느 날.

브랜드 소셜 채널 운영을 위한 첫 공식 미팅 일정에 들뜬 담당자는 실무와 관련된 7명의 남자들을 만났습니다. 약 1년 간의 계획과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하는 대망의 첫 미팅 자리에서 생각했죠. ‘아, 정말 쉽지 않겠구나’. 그리고 그 생각은 2013년 10월부터 2014년 9월 현재까지 나름대로 색다른 1년을 보내온 동안 계속해서 이어져 왔습니다.

E-스포츠 마케팅 분야의 국내 최초 전문적 소셜 마케팅 운영 브랜드, CJ엔투스 프로게임단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채널 운영. 지난 1년 간 진행해온,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이 매력적인 브랜드의 이야기들을 이 <브랜드 다이어리> 코너를 통해 조금이지만 풀어보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첫 걸음의 어려움

 
늘 그렇듯, ‘최초’라는 타이틀에는 예상치 못한 많은 컨디션이 따라 붙곤 하죠. 특히 CJ엔투스의 경우 소셜 채널에서의 프로게임단 브랜드 운영 사례 자체가 전무한 상황이다 보니 담당자로서 겪는 모든 상황이 곧바로 한 발 한 발 어렵게 내디뎌야 하는 첫 걸음과도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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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첫 걸음에서 만난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성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30명 가까운 모든 소속 인원이 전부 남성, 심지어 ‘게임만’ 하는 남성이었던 CJ엔투스.

갑자기 여자 담당자가 툭 나타나 모두를 혼란의 늪으로 빠뜨리는 바람에, 초기 세팅 기간 약 1개월 동안은 모두의 경계심이 최고조로 높아져 있었습니다. ‘상시 친절’을 모토로 하는 담당자의 전화 예절에 경기를 일으키는 일도 있었고요(그들의 모토는 ‘용건만 간단히’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게임단의 실제 경기 종목인 LOL과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지식이 먼지만큼 가벼웠던 담당자와, 아무리 설명해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대해 ‘싫어요’, ‘안해요’, ‘모르겠어요’(어린이 범죄 예방 교육 받으신 줄.. ‘싫어요’, ‘안돼요’, ‘도와주세요’가 키워드)를 부르짖던 CJ엔투스 팀 내부 인원들 간의 갈등이 빈번했죠.

특히, 남자들만 있는 곳에 자꾸 나타나는 여자 담당자가 너무 어색했던 나머지, 담당자만 등장하면 도망가던 선수들의 뒷모습과, ‘저기요’, ‘누나’, ‘담당자님’, 심지어 ‘이모’의 호칭 가운데서 무엇을 사용해야 하나 부르지도 못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던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까지인가 저기까지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두 번째 문제는 ‘어디까지 보여주어야 하는가’였는데요, 바로 팀 내부의 이야기를 외부로 얼마나 소통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담당자가 내놓는 콘텐츠 기획과 프로그램, 프로모션 등에 대한 내부 인원들의 부담감, 그리고 그런 부담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담당자가 문제였습니다. 소셜 채널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태의 그들은,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어느 정도 노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공포와 충격으로 받아들였죠(덕분에 담당자의 클라이언트 설득 스킬이 만렙이라는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담당자 또한 어느 정도 폐쇄적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속사정(?)을 이해하기까지 한없이 캐묻고, 사과하고, 싸우고, 애원해야 했고요(가끔 담당자의 연락에 깊은 한숨을 내쉰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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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처음에는 선수에 대한 인터뷰 문항부터 취재한 사진의 사용 여부와 편집 방향까지 모두 협의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협의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문제였죠. 보통의 브랜드라면 1명에서 3명 정도와 커뮤니케이션하면 협의가 가능한데, CJ엔투스의 경우 그게 불가능했습니다. 팀마다 스케줄이 다르고, 선수마다 경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세세한 스케줄 관리가 필요했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적어도 6~7명의 내부 인원들과 연락하고 체크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담당자와 내부 인원들 모두, 이 과정에 적응하는데 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었습니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내부 소통에 서로 적응하고 나서야 외부 소통(SNS 채널에서의 팬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죠.

 

게임과 경기를 보는 눈을 키워라!

 
세 번째로 담당자에게 또 하나의 높은 허들이 되었던 것은, ‘게임과 경기를 보는 눈’을 갖기 위한 끝없는 학습 과정이었습니다.

게임단을 담당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게임을 좋아한다는 점과, 실제 소속 팀의 경기 종목인 LOL에 대한 기본적 지식(경기 방식, 챔피온에 대한 지식 등)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었는데요. 하지만 또 다른 팀의 종목인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경기 방식은 물론 유닛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설레는 첫 출장이었던 WCG 중국 취재 현장에서 거대한 문화 충격과 넘을 수 없는 지식의 벽을 여실히 느낀 당담자는 결국 시간 날 때마다 실제로 게임을 하며 경기 방식과 유닛에 대한 지식을 체득하는 방법을 선택했죠. 귀찮을 정도로 묻고 또 묻는 담당자의 노력을 기특하게 생각한 팀 내부 인원들의 협조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많이 헤매고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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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경기에 대한 것만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선수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정보, 특성, 개개인의 캐릭터에 대한 파악이 모자라면 팬들은 금세 알아채더라고요. 그래서 담당자는 지난 1년 간 팀에 관련된 것이라면 기사 한 줄도 놓치지 않는 연구와 집착을 통해 브랜드를 끊임 없이 학습해왔습니다. 학습의 과정은 험난했는데요, 특히 해외 경기 출전 선수와 경기에 대한 콘텐츠를 진행할 때는 온라인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휴일도 반납하고 현지 시차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시도 때도 없는 온라인 E-스포츠 경기 시청은 물론, 현장 취재도 다니며 쌓은 지식은 아직도 가끔 모자라다는 느낌을 많이 받곤 합니다.

 

이 외에도 업계 사례를 직접 만들어가야 하다 보니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 기획, 진행과 운영에 있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엔투스의 소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지난 1년 간 수치로 환산 가능한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국내 스포츠 부문 최초이자 최대의 10만 페이스북 팬 확보, 국내/해외를 아우르는 콘텐츠 범위, 계속해서 이슈를 만들고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빅 프로모션들.. 이러한 성과들은 한국 E-스포츠 협회에서도 인정 받았고, 다른 E-스포츠 팀과 팬들의 선망을 사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이어질 2편에서는 달성한 성과에 대한 과정과 자랑을 좀 풀어보려 합니다. 벌써 다음 편이 궁금하시죠? 기대 많이 해주세요!

 

아이포유웍스 CJ엔투스 프로젝트팀